리듬을 꿀렁꿀렁

from 음악 2020. 12. 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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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꿀렁꿀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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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은 내 생일이다.

태어난 김에 살던 내게 생일은 그저 다른 날과 같은 하루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여자 친구를 잘 만난 덕인지, 생일에 대한 가치가 정말로 높은 사람이어서인지

 

생일이 더 이상의 다른 날과 같은 날일이 아니었다.

 

 

일주일 만에 휴일이라 한강진에서 만나기로 했다.

날은 추웠지만, 해가 따스하게 가득한 날이어서

일광욕 하기에 정말 좋았다.

 

10년 전에 일본 옥션으로 구매한 넘버나인 부츠를 다시 꺼내 멋을 부렸다.

 

한강진 역에서 만나 나에게 안대를 씌워주며 갈 데가 있다고 하던 그녀

사람이 많은 이태원에서 광대가 된 기분으로 안대를 쓰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이끌려 간 곳은

파라부트 매장이었다.

 

2년 전쯤 지나가면서 '나도 이제 경조사나 이런 거 때문에 저런 구두 한번 사야 할 거 같은데..'라고 했던 말을 기억했던 것 같다. 연애 고수가 이런 느낌 일까

 

새삼 감동을 받은 하루이다.

 

그래서 구매한 건 파라부트의 아비뇽 모델이다.

가장 무난하고 어디든 잘 어울리 것 같은 블랙 컬러로 구매했다.

 

 

 

한강진에서 선물을 받은 나는 그다음 코스로 삼성역에서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하고 있는 앙리 마티스의 전시를 보러 왔다. 

 

20세기를 주름잡은 야수파의 창시자이자 화가인 앙리 마티스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여러 가지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푸른 누드 시리즈를 가장 좋아한다.

색감이나, 미니멀한 드로잉 기법이 정말 예술적이다.

 

 

입구에서 나를 반겨주던 푸른 누드..

정말 가져가서 방에 걸어두고 싶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어선 안되지만, 정말 가슴에 깊게 남겨두고 싶어서 몰래 찍었다. 죄송합니다.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 간의 관계이다. 나는 사물을 그리지 않는다. 나는 오직 사물간의 차이점을 그린다."

라는 말은 예술에 국한되지 않고 인생에서 새겨야 할 말인 것 같다.

 

내가 생각했을 때 단순히 1차원적으로 생각 말고, 조금 더 깊게 생각하라 라고 받아들였다.

 

 

 

전시장에서 전시하고 있던 앙리 마티스의 스테인글라스 시리즈.

 

개인적으로 천주교를 믿지는 않지만, 가끔 명동성당을 찾아 미사를 지켜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성당에서 풍겨오는 웅장한 느낌이 경이로울 때가 있다. 절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종교가 주는 느낌이 다르고 좋아 가끔은 찾아가 보는 걸 추천해주고 싶다.

 

저녁노을이 정말로 예뻤던 코엑스 사거리 

 

 

저녁식사로는 압구정 로데오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비스트로 드 욘트빌'

 

파리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비스트로의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서 파리를 느껴보고 싶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코스는 A 코스를 시켰다.

 

A코스는 애피타이저 1개와 메인 요리 1개 그리고 디저트가 나오는 코스인데, 가격은 7만 원? 정도였던 것 같고 요리마다 추가금이 붙었던 걸로 기억한다.

 

 

 

 

 

 

애피타이저가 나오기 전에 나왔던 슈? 같은 건데 안에 푸아그라 크림이 들어있다고 했다.

짭조름하고 바삭해서 정말 맛있었다.

 

 

식전 빵으로 나온 바게트 

바로 구워져서 나와 정말 맛이 좋았다. 버터와 그리고 고등어 절임 같은 게 나왔는데, 풍미가 풍부해서 조금 더 달라고 하려 했지만 참았다..

 

 

 

내가 시킨 애피타이저는 달팽이 요리였다. 

어느 날 티브이에서 한번 나온 적이 있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오일 베이스에 식감은 골뱅이보다는 훨씬 부드러웠다. 느낌이 오일 파스타 안에 들어간 부드러운 골뱅이를 먹는 느낌이었다.

 

 

 

메인으로는 푸아그라와 스테이크 위에 송로버섯을 뿌린 미디엄 스테이크, 그리고 매쉬드포테이토였다.

 

내가 여태껏 먹은 송로는 송로가  아니었나 싶다. 앞에서 갈아주는데 코를 찌를 듯한 송로의 향에 취해버렸다.

푸아그라와 스테이크 그리고 매쉬드 포테이토를 함께 곁들여 먹었더니 왜 프렌치 요리가 세계에서 알아주는지 한 번 더 느끼는 저녁이었다.

 

 

 

 

정말 화가 났다. 정말 맛이 있는데, 정말로 내 눈 앞에서 스테이크가 사라져 가는 현실이 슬퍼버렸다..

 

식후 디저트로는 올리브 마들렌과 커피를 마셨다.

올리브는 절인 올리브나 피자 위에 올라간 올리브만 먹었는데 이렇게 올리브로 먹었더니 색다른 맛이었다.

무화과처럼 달달한 게..

 

 

 

 

비스트로 드 욘트빌에서 생일이라고 깜짝 케이트도 준비해줬다.

정말 감사하게도 프랑스어로 생일 축하한다고 적어주고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어주셨다.

직원분들도 정말 친절하고 세심하게 안내해주셔서 다음에도 꼭 한번 더 방문해보고 싶다.

 

 

 

귀여운 생일 축하 노래가 나오는 오르골

 

 

정말 며칠 전 행복이라는 포스팅에서와는 다르게 오늘 정말 나는 행복했구나 싶었던 하루였다.

매일매일이 행복하진 않겠지만, 이런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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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from 카테고리 없음 2020. 11. 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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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하여 최근 문화생활을 아예 즐기지 못해 MMCA를 예약 방문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2시간씩 나눠 200명만 관람을 할 수 있어서 조금 여유롭게 관람하여 좋았지만, 나는 보통 한 작품을 보거나 할 때,

 

작가의 의도 파악에 집중하여 보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많이 쓰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타이트 하기는 하였다.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표현했을까?

시대적 배경으로 인하여 이렇게 한건 아닐까?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이건 뭘 보여주려고 하는 거지?

 

음악을 들으며 혼자 생각하면서 관람하는걸 평소에 즐겼던 나에겐 2시간의 짧은 관람이었지만, 오아시스 같았던 시간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윤형근 화백의 그림.

무슨 의도로 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색감에서 오는 커다란 압박감이 있다. 내가 그림의 평론가나 조예가 깊은 건 아니지만..

 

에어즈락 같은 웅장한 자연경관을 볼 때의 느낌이 있다. 사람마다 다른 거겠지만

 

 

 

현재 MMCA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직접 소장한 작품들을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 전과는 다르게 대규모로는 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 유명 화백의 그림들도 만나 볼 수 있고, 

대형 설치 미술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내가 대학교 다닐 시절 본관에서 항상 마주치던 백 선생님의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언제나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을 많이 받아가던 MMCA. 다른 분야이지만 나에게도 항상 영감을 주고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아주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나는 요새 행복이란 무엇인가 항상 생각을 한다.

 

슬픔 기쁨 분노 질투 등 많은 표현들을 떠올릴 때마다 바로 머릿속에서 그에 따른 이미지가 떠오르는 데 

정작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 생각했을때 단순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순간이 될 수도 있고, 행동이 될수도있고, 상당히 복합적인 감정이 행복이라는 단어 일 것이다.

 

나는 그래서 만나는 이에게

 

"최근에 행복했을 때가 언제야?"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한 동생은 

 

"형 저는 제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이렇게 얘기하고 같이 있는 게 행복한 거 같아요" 

 

그것을 들은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애인을 만날 때 행복한가? 지인들을 만나 얘기를 해도 행복한가?

그건 또 아닌 거 같다. 같이 만나서 얘기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할 때 기분이 좋다 그게 행복이라면 나는 항상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충족시켜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게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도 행복의 범주에 들어가는 건가?

현재 여자 친구와 사귀기 전 사랑에 대하여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여자 친구는 사랑에 관하여 글을 쓰는 사람이고, 사랑에 가치가 내가 본 지구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사람 중 하나이며, 반대로 나는 사랑에 대한 가치가 마치 켄트와 닮았었다.

 

"나는 사랑은 마치 진통제나 마약 같다고 생각해. 인생이 너무 고통이라 그거를 잊으려고 사랑을 하는데, 처음에는 정말 좋아. 그런 게 그게 약이 들지가 않으면 전보다 더 힘들어. 그래서 또 다른 사랑을 갈구하고 갈구하는 거 같아"

 

라고 하였다가 당시 여자 친구의 눈이 뒤집히는 일이 있기도 하였다.

 

사랑과 행복의 범주는 나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로 행복한 건 무엇일까. 

20대의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해서 나를 숨기고 치장하기에 바빴다면, 지금의 나는 치장한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거 또한 철학의 시작 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것,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

 

물론 지금은 정답을 찾기에는 너무나도 턱없이 부족하다. 모든 것이

아직 행복에 한 획도 알아가지는 못하여 옛날 성인들의 책을 찾아보며 나를 찾아가고 있다.

 

행복은 결국 나에게서 오는 것이고, 나를 찾아가다 보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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