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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소 특정성 예술과 장소 특수성의 개념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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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특정적 미술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장소 특정성(site-specifity)1)은 미술의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개념으로 확장되어 미술의 장르에 구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장소 특정적 미술의 정의는 미술사적 구분을 넘어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다.
‘장소 특정적 미술’이란 일반적으로 ‘장소’를 문제 삼는 것으로 특정한 장소 ․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는 미술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지정된 장소나 공간 주변의 상태나 특징 등을 고려하여 바로 그 장소에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으로 작품이 설치되는 미술관이나 전시되는 공간으로까지 작품의 영역이 확장된다. 자연 환경을 전시 공간으로 하여 바로 그 장소에 만들어지는 대지미술이나 주어진 장소 자체를 위한 설치미술 등이 이에속하며, “장소에 결합하는 예술”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다
양한 장르를 포함한다 장소 특정적 미술은 미술 작품 자체에 대한다는 작품과 장소에 대한 관심에 의미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의 작품]

-관람객이 전시관 안에 들어갔을 때, 자신이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진다. 위치가 바뀌면 조명의 위치, 공간의 흐름도 달라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관람객이 참여하는 방식의 작품이 된다.

▲ 로버트 모리스 ‘조각에 관한 노트: 2부’에 관한 이야기, 1966
「미니멀리즘의 목표를 작품에서 관계들을 간취하는 것으로 보고, 그 관계들을 공간, 조명 및 관객의 시각 장을 변수로 한 함수로 만드는 데 있다고 본다.」 
- 작품이 관계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모더니즘적 예술론이다. 모더니즘적 예술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율성’은 변수에 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모리스가 바라보고 있는 미니멀리즘은 자율성이 아닌 관계를 중시한다. 관계를 통한 작품, 즉 공간, 조명, 관객 시각 장의 변수가 적용된 작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크라우스트가 모리스의 그러한 작업을 이르기를, 「‘조명과 공간 맥락의 가변적 조건들’을 내세우는 미학」이라고 했다.
「60년대 말 : 이 미학이 급진화 되어 이제 대상을 싹 배제한 채 개조된 공간을 창조하게 된다. 이 공간은 때로는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더 많게는 사적인 공간이었고, 여기에 예술가가 최소한으로 개입해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 공적인 공간이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로처럼 누구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공간이다. 사적인 공간이란 소유자가 있는 곳, 예를 들어 집, 박물관, 갤러리 등과 같은 공간을 말한다.

▲ 특정 장소성
「특정 장소성(site-specificity)이란 이러한 개입에 대해 붙여진 이름인데, 그것은 다른 수단에 의한 일종의 미니멀리즘이라고 이야기되었다」 
- 공간 자체에 개입해 들어가는 방식, 이것에 특정 장소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특정 장소성 작업은 분명 미니멀리즘 원칙들의 일부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 로버트 모리스적인 미니멀리즘은 장소성, 즉 공간의 맥락성을 강조했다. 미니멀리즘의 원천을 타고 올라가면 특정 장소성의 특성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미니멀리즘의 효시, 마르셀 뒤샹의 <샘>은 화장실이 아닌 전시관(특정한 장소)에 들어가면 작품이 된다. 어떤 작품이 그 장소에 있지 않을 때 작품이 되지 않으면 특정 장소성을 띤다고 말 할 수 있다. <샘>은 특정 장소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 모더니즘적 자율성 입장에서 보면 작품은 어디에 놓여있는 것과 상관없이 작품이다. 그러나 미니멀리즘은 똑같은 사물이 어디에 있을 땐 작품이 되고, 다른 곳에 있을 땐 작품이 되지 않는다. 모리스는 한발 더 나아가 특정한 장소 외의 다른 변수들(공간적 맥락에서의 변수들)이 일어나 그 영향으로 작품이 달라지는 것까지 나아간다. 특정 장소성이 더 급진화되면, 그야말로 특정한 장소(대상성을 완전히 제거하고)에서 작품과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작품까지 등장한다. (아래 세라의 작품 참고)

▲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

[리차드 세라, 브롱크스의 버려진 거리 바닥에 끼워 넣은 지름 26피트 넓은 원]
<To Encircle Base Plate Hexagram, Right Angles Invented>(1970)

「이전에 추구하던 모양-바탕의 모호성에서 벗어나, 대신 형의 극단적인 단순성을 향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미니멀한’ 제스처는 일종의 겨우 지각되는 질서의 신호인 도시의 설치에 개입한다.」 
- 모리스는 작품에 있어 전체적인 관계를 중시했는데, 관객이 위치를 바꿀 때마다 배경이 달라지는 것 등의 작품 특성을 ‘모양-바탕의 모호성’으로 크라우스트가 설명한 것이다. 
- 반면에 리차드 세라의 작품은 쇠판의 동그라미를 통해 ‘형의 극단적인 단순성’을 추구했으며 이런 점에서 미니멀하다고 볼 수 있다. 
- 세라 작품의 중요한 특성은 공적인 도시 공간(도로)에 작가가 직접 개입해 들어가 전체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에서는 작품만을 따로 떼어낼 수도 없고 따로 떼어낸다고 해도 작품이 되지 않는다. 세라의 작품은 완전하게 공간에 얽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장소성을 띠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마이클 에셔

[마이클 에셔, 캘리포니아 클레몬트에 있는 포모나 대학 아트 갤러리의 프로젝트]
- 세라와는 달리 사적인 설치물에 개입해 들어감.

「주어진 건축 구조에 입각해서, 주 전시 공간과 로비, 바깥으로 나가는 입구 문들을 겨냥한 프로젝트로서, 일련의 새로운 벽들을 끼워 넣어 하나의 형을 두 개의 형으로 만들고 그것들을 대립하는 이등변 삼각형들로 만듦.」
「이에 대한 경험은 거대하게 부푼 미니멀리즘 조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관객이 그 속에 들어가면 자신의 운동에 의해 시각적 사건이 달라진다. 조망의 관점들이 바뀌고 그와 함께 벽의 표면들에서 조명 상태가 바뀐다.」
- 관객의 운동에 따라 여러 가지가 바뀌는, 로버트 모리스가 추구했던 ‘관계’들을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관객의 움직임이 대단한 변수가 된다.

「미술관의 폐쇄된 사적 공간들을 묘하게 비틀어 열어놓음으로써 그것들을 공적인 출입을 위해 아예 구멍이 많은 곳으로 만든다. 이러한 조치는 작품이 미학적인 영역을 넘어서서, 더 적절하게 말하면 사회정치적인 어떤 것으로 되게 한다.」
- 에셔의 작업은 누구도 사고 팔 수 없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으며, 드나듦으로 인해 작품이 새롭게 바뀌기도 한다. 즉, 많은 사람들의 공적인 공간(사회정치적인 공간) 속으로 작품을 이전시켜놓았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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